제목 | 북알프스 산행을 마치고...[07-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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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5.19 |
작성자 | 석*환 |
상품/지역 | 트레킹일본 |
이번 북알프스 산행을 마치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첫째, 자연은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의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산행문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방울을 메달고 다니면서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해서도 피해를 주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합니다. 오후 4시이면 산행을 중단 할 수 있도록 산행 스케줄을 잡더군요. 어디를 가도 법과 규범으로 제재를 가하는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쉬면서 아무데서 담배를 피더라도 개인용 재털이를 들고 다니면서 흔적하나 남기지 않더군요. 산행 어느 코스를 가도 쓰레기 하나 없으며 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메달고 다닙니다. 둘째, 하루 만에 지리산 종주 했다니, 백두대간을 종주했다니 다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개개인의 체력 자랑하는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건 헬스장등 다른장소에서 얼마든지 증명 할 수 있습니다. 인간 또한 대자연 속의 일부입니다. 개인과 자연과의 무언의 대화를 하면서 자연의 일부분으로 순응하며, 공존하며, 배려하며, 이해하면서 즐기는 한단계 높은 산행문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셋째, 이성적인 목적이든, 감성적인 목적이든, 혹은 "산에는 왜 가나?" 하는 이미 상대방이 답변을 할 수 없는 비이성적이고, 어리석은 질문보다 그저 준비만 되어 있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그런 산행이 필요 한 것 같습니다. 일본 산 주변에는 등산 장비점을 발견 할 수가 없습니다. 산행 후 장비를 산다는 것은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며, 산행 전 장비를 산다는 것은 이미 준비된 자가 아닌 것입니다. 시내에서만 등산장비를 살 수 있습니다. "높은 산을 가든 동네 뒷동산을 가든 오직 준비 된 자만이 산행과 자연을 즐길 자격이 있습니다." 산행경력이 20년이든 50년이든 한 순간의 실수는 결국 자신과 주변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인터넷 동호회을 통해서든 전문산악인들이던간에 국내 등산인구는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자연에 맞서 이겨냈다기 보다는 아니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여 이겨 냈다기보다는 암벽을 하던, 빙벽을 하던 이 모든 것은 자연을 즐기기 위해 준비된 자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인 것입니다. 순응하고, 적응하고, 이해하고 그리고 배려하는... 새로운 산악문화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이런 것을 스스로 느끼게 해준, 일본 산에 가자고 한 후배 방원식이 고맙기만 합니다. 같이 산행하신 모든 분들 수고 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