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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서남부)-티벳-네팔 여행기 #8 6월13일
작성일 2009.05.15
작성자 권*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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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오늘은, 원래 석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고,
그동안 중국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와,
음식 이야기를 하려고 했으나,
석림에 대한 얘기를 오늘 해야만 할 것 같군요.

석림은 무쟈게 유명한 곳입니다.
아마도, 중국에 대한 관광상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북경의 자금성-이화원과 계림의 이강유람이고,
그것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는 것이 바로 곤명의 석림입니다.
아마 처음 듣는다 하시는 분은, 아무 신문이나 펼쳐보고,
여행사에서 관광상품들 게시해 놓는 것들 중에서,
중국 쪽을 찾아보세요.

제가 처음 중국여행을 할 당시, 6년전인 1996년,
여행 중에 여행가이드북을 보다가 우연히 석림을 봤습니다.
그게 계림에서였는데, 계림도 그렇게 멋있는데,
석림도 한 번 꼭 가보고 싶더군요.
그 소원을... 6년만에 이루어 오늘 석림을 갔다왔습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더군요. 그러나, 어제 1시간을 줄을
서서 산 기차표를 (석림 기차표가 그렇게 긴게 아니고,
다른데 가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군요.) 환불하거나
교환하기 그래서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가니깐 쨍쨍해졌습니다.
참, 이상한게 이번 중국 여행을 하면서 벌써 3번째 이럽니다.
처음에 지우자이거우에 갈 당시에도, 가는 길에
막 비가 오다 못해 눈까지 오다가... 여관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되니깐 맑아 버리고...
리쟝에서도 비가 와서 후토샤를 갈까 말까 하다가,
가니깐 비가 안 오고...
벌써 3번째입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인근 여행지를 갈 경우에
지금 날씨가 어떻다고 해서 그거 믿으면 안됩니다.
석림까지는... 곤명에서 130킬로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천안 정도 거리에 위치한건데, 우리나라에서
서울 날씨가 비가 오니, 천안에서 비가 온다는 보장이 없지
않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 있은지 벌써 3주가 넘다 보니, 2시간 기차타고 가는
것은 정말 우습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근이라 함은,
뭐 내가 잠실에 있는데 석촌호수로 놀러간다 라던가,
종각에 있는데, 광화문에 간다거나 그런 정도인데,
이 나라는 워낙에 크니 한 3~4시간 이내에는 다 인근입니다.
(하다못해 버스로 13시간을 간 지우자이거우가 성도 인근
여행지이니깐요.)

뭐 암튼, 그래서 기차를 타고 막 갔습니다.
너무나도 피곤해서 기차에서 좀 잤습니다.
원래 제가 좀 생긴거 답지 않게 예민해서 딱 눕지 않으면,
잘 못자는 스타일인데, 그저께 밤에 밤기차 타고 (비록 침대
차이지만) 거의 자다깨다 하면서 오고, 그리고 어제
쉬지도 못하고 시산린 공원이나 룽먼 등을 다니고 했더니,
어제 좀 제대로 잤는데도 피곤하더군요.
그래서 좀 기차타는 동안 한 한시간 가량 잤습니다.

자다 깨니깐 주변이 이상합니다. 옆이 풀밭인데,
풀밭 사이에 돌덩어리가 무쟈게 많습니다.
마치 이상한 나라에 온 곳 같더군요.
돌덩이가 점점 커지더니 한 20분 더 가다 보니,
석림 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석림역에서 석림 입구까지 다시 무슨 타우너 같은 것을
타고 한 10분 달려서 갔습니다.
일단 표를 사서 들어갔습니다.
조금 걸어 들어가니깐 펼쳐지는 광경.
과연, 명불허전이더군요.
좌악 병풍처럼 사방에 돌기둥들이 서 있는데,
정말 멋집니다.

석림은 두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소석림과 대석림이 있습니다.
저는 맛있는거는 나중에 먹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일단 소석림부터 들어갔습니다.
소석림은... 정말 이쁩니다.
좀 인공적이기도 한 것 같은데,
바위들이 막 서 있고, 그 주변에는 전부 잔디밭입니다.
잔디밭 사이로, 무슨 바위들이 여기저기 불뚝불뚝 솟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아스마 바위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아스마 바위는... 뭐 이 동네의 전설인데,
사랑하던 남자가 있고, 나쁜 남자가 있는데, 나쁜 남자가 사랑하던
남자하고 내기에서 져서 아스마를 포기하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 사랑하던 남자와 아스마가 가던 길에
강둑을 터뜨려 물이 넘치게 해서, 아스마가 거기에 휩쓸려서,
사랑하던 남자가 돌아와 보니 돌이 되어 있었다... 돌이되어서도
여전히 아스마는 아름답더라 하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그것들을 뒤로 하고 대석림으로 갔습니다.
대석림은... 소석림이 좀 바위도 적고, 그런데 비해,
여기는 정말 바위도 많고 큽니다. 그리고 그 바위 사이를 막
미로처럼 돌아다니는겁니다. 혹시 쑤저우의 사자림을 가보신 분이
있으시다면 제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실겁니다.
바위들 틈사이로 난 미로... 그런데 사자림은 인공적으로 만든거고,
이건 천연적으로 생긴 길에 좀 공원 관리국에서 사람들 넘어지지
않도록 길을 닦아 놓은 듯 싶더군요. 바위들 사이로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면, 도저히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겠더군요.
가끔가다가 운 좋게 마구 올라가게 되면, 주변의 길쭉길쭉하고
뾰족한 바위들이 사방에 정말 숲처럼 펼쳐져 있는데, 그 광경이
정말 어디 꿈에서나 나올 것 같은 광경입니다.
(광경이 궁금하신 분은 인터넷으로 석림 찾아보시면,
아마 사진들 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쟈게 유명하니깐요.)

가다 보면, 여러가지 이름 붙은 바위가 많습니다.
뭐 망부석, 모자(어머니아들)석, 뭐 두마리 새가 어쩌고 한 바위,
코끼리 바위 등등이 있다던데, 제가 알아보겠던건 코끼리
바위 밖에는 없습니다. 그 외에는... 망부석은 우연히
한자로 써 놓은 것을 보았고... 그냥 그 경치 자체에 심취하지,
따로 별로 이게 뭘 닮은 바위이고 하는 것은 제게 의미도 없고,
또 알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가이드를 고용할 수 있다던데, 저는 고용을 안 해서, 무슨 바위인지
알길이 없었죠.

정말 경치는 좋았습니다... 무쟈게 비싼 입장료(80위앤=12000원)
입니다.
중국을 다니다보면, 국가급 경승지는 입장료가 비쌉니다.
지우자이거우가 245위앤인가 했었는데, 거기는... 게다가 끊임없이
수십대의 LPG가스 버스를 이용하는 이유도 있고(대기오염방지)
그리고, 황룡이 80위앤, 쑤저우의 정원들이 한 30위앤씩
5군데인가 할껍니다.(정원4개+호구) 그리고, 낙산 대불이 40위앤.

그런데, 경험상... 비싼 곳이 정말 경치가 좋습니다.
이곳 저곳 빼놓지 않고 보려고, 1위앤 정도 하는 곳들도
많이 가곤 했는데, 정말 다시 가기 싫더군요.
돈이 아까운게 아니고 시간이 아깝습니다.

아무튼... 석림 정말 멋졌습니다.
그렇게 소석림 대석림을 점심도 굶어가며 6시간을 여기저기
헤매이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두가지 좀 그랬던 점은...
먼저... 중국 단체 여행객... 장난 아닙니다. 우연히
이들 사이에 끼게 되면 정신 못 차립니다. 정말 시끄럽기도 하고,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이게 왜 그러냐 하면, 중국 사람들의 인간성이나 그런것을
비하하는게 아니고, 그냥 사회적인 사람들의 특성이 그럽니다.
중국에서 길을 건너보신 분은 아실껍니다.
보행자 신호등이... 있는 곳도 있는 것 같지만 아무도 안 지킵니다.
그냥 마구 건넙니다. 차가 오면 잠깐 서 있다가 한차선씩
재주 좋게 건너갑니다. 저처럼 외지인은 무서워서 혼자 못 건넙
니다. 중국인 사이에 끼어야 건널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자동차가 빵빵하고 장난 아닐껍니다.
그러나 이쪽은 안 그럽니다. 즉... 제가 느낀 것은,
서로 직접적인 피해만 안 주면, 문제 삼지 않습니다.
(아마 차에 치이면 문제가 생기겠죠.)
또 하나, 이런 비슷한 현상이 관광지에서도 생기는데,
사진 찍으려고 하면 알아서 사람들이 비켜주겠지 하거나,
아니면 뒤에 다른 사람도 있는데, 알아서 좀 빨리 찍겠지 하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이 사람들은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면, 상관 없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혼자 삼각대 들고 다니면서 사진 찍는
사람은... 중국 단체 관광객과 만나면 절대 사진 못 찍습니다.

우리는 사진 찍는 사람이 앞에 있으면 딱 멈춰 서 주쟎아요?
여긴 안 그럽니다. 따라서 알아서 재주껏 찍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되도록, 이름 없는 바위들과 함께
하려고 멀리멀리 갔습니다.

아, 또 하나. 이 사람들은 간판에 집착합니다.
아마 간판을 꼭 같이 찍어야 거기 갔다 왔다는 증명이 되나봅니다.
예를 들어, 지난번에 쑤저우에서 호구 내에 검지라는 못이
있는데, (검이 무수히 빠졌어서 그렇답니다.)
그 못을 찍는 사람보다는, 그 못 앞에 검지라고 바위에
붉은 글씨로 써 놓은 것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오늘도... 석림이라고 쓰여진 입구는 미어 터지더군요.
마찬가지로, 유명한 곳, 즉 그 바위 이름의 간판이 있는 곳은,
장난 아니었습니다. 저는 상관 없습니다. 이름 없는 바위들이
더 이쁘더군요... ^^

또 하나... 이곳 석림의 토착민족은 사니족이라는 사람들입니다.
이족의 한 갈래라는데 저는 자세한건 잘 모르겠습니다.
전통 의상이 화려하고 이쁩니다. (묘족도 참 옷이 이쁘더군요.)
그런데... 여기가 관광지로 유명해진지 하도 오래되다보니,
사니족은 이제 옷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니족 의상을 입은 가이드 밖에 안 남아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원래 사니족인지 아닌지는 알수 없으나, 아무튼,
그 바위들 틈에 살면서 전통적으로 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