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몽블랑을 영접하고 온지 몇 일이 지났건만 아직도 그 여운을 즐기며 주변 사람들에게 썰을 풀며 여행을 복기하다보니 과연 ‘나에게 몽블랑이란?’하는 생각이 든다. 몽블랑은 나에게 지상낙원, 사계절을 품은 산, 보면 볼수록 걸으면 걸을수록 새로움이 뿜뿜 넘쳐나는 화수분 같은 산이다. 그래서 또 한 번 가보고 싶은 산!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트레일러너들의 로망 UTMB대회가 열리는 샤머니 마을에서 우리의 여행이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첫날과 마지막 이틀 동안 샤머니 마을에 머물며 대회가 열리는 바로 그곳에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마을을 관통하는 계곡물을 따라 혼자만의 러닝을 즐긴 기억이 너무 인상적이다. 하루도 쉬지 않고 7일을 꼬박 트레킹한다는게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최소10km 최대18km 걷는 것은 생각보다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아름다운 풍광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내 평생 살면서 이렇게 오래도록 꽃길을 걸은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가지각색 야생화가 펼쳐진 꽃길을 원없이 걸었기에 왠지 앞으로의 나의 삶은 진짜 꽃길이 될 것만 같다. 그리고 조금만 눈을 들어 멀리 내다보면 빙하수가 흘러 내리는 폭포수가 보이고 드넓은 평야와 그 너머로 설산이 보이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하루도 같은 느낌이 없을 정도로 매일 매일의 트레킹 코스가 다채로와서 좋았고 함께 했던 멤버 14명의 구성도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 것 같다. 현지 가이드와 호흡을 맞춰 준 선두그룹 울산 총각과 네 분의 노교수님, 트레킹 경험이 많지 않아서 또는 조금더 여유를 즐기기 위하여 후미그룹을 자처한 두 여자 두 남자, 그리고 그 중간을 넘나들며 맘껏 사진 찍으며 즐긴 우리 일행 세 여자와 부부팀~
특히,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 과정에서 세심한 배려심과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우리 여행자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신 손낙현 대장님이 계셔서 여행의 만족도는 더 높다. 현지 가이드의 다소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행동으로 여행자와 현지가이드 사이에서 조율하기 무척 힘들었을텐데 그 과정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멋지고 대견해보이기 까지했다. 여하튼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여행자들도 우리 대장님도 배울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여행의 또 다른 재미는 먹거리 체험일텐데..... 이 부분에서도 혜초여행사에 대만족이다.
패키지 여행 경험상 대충 그 나라 음식 구색만 갖춘 가장 싼 음식점에 데려간 안좋은 기억이 있어 기대하지 않았으나 이번 여행에서 그런 편견이 깨졌다. 산장에서 조차도 코스요리(식전빵과 스프-본음식-디저트)를 맛볼 수 있었고 오히려 음식이 과하게 나와서 다 먹지 못할 때가 많아 아까울 지경이었다.(음식이 짜서 다 먹지못한 경우도 있지만....) 융숭한 대접을 받은 느낌이 들 정도로 스테이크, 양고기, 오리고기, 닭고기, 햄버거, 일식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보게 해주셨고 간간히 여행사 측 제공으로 맥주나 와인도 사주셔서 감사히 잘 마셨답니다.
TMB트레킹 여행은
기본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돈만 있다고 할 수 있는 여행이 아니라는 것,
또한 산장 이용 등으로 생길 수 있는 다소의 불편함도 즐길 수 있는 열린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도전해볼만한 여행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체력 더 보강해서 혜초여행사를 통해 더 많은 트레킹코스에 도전해보려 한다. 알찬 여행 준비해주신 여행사와 우리 손낙현 대장님 감사합니다. ^^
<여행 꿀팁!>
1.4계절 옷을 모두 준비하되 특히 봄여름 옷 중 아주 얇은 것으로, 또는 여름 옷 위주로 챙겨가시길...... 겨울옷은 에귀드미디 올라가는 그 때만 잠깐 입으니 경량패팅 또는 방풍자켓 정도
2.햇볕이 좋아 그날 그날 빨래해서 말려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마르는 기능성 옷이 좋고, 빨래비누, 집게 가져가면 좋음
3.평소에 드라이기 없으면 안되는 1인이라 다이슨 챙겨갔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음. 호텔에는 드라이기 있고 산장에도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드라이기 있는 곳도 있음. 2곳 정도만 드라이기 없었던 것 같은데 자연건조로도 충분했음. 햇볕이 좋아서 굳이 드라이기 사용안했는데 금세 마름.
4.카고백 나를 때 너무 무거워서 힘들어 죽는 줄...... 준비물 안내 시 감당할 수 있는 무게만 가져오라는 말 진정으로 옳은 말씀! 엘리베이터 없는 곳이 있으므로 가급적 필요한 것 위주로 가뿐하게 챙기시길.....
5.고추장 필수! 통조림 위주의 반찬 준비해가면 좋음.(깻잎, 멸치, 볶음김치, 메추리알조림 등)
빵, 스프 등 코스요리 위주로 먹다보니 한식이 너무 그리워짐
6. ‘꾸안꾸’ 패션에 진심인 분들은 운동복 이외에 일상복도 1~2벌 챙겨가면 좋을 듯
샤머니 마을 또는 꾸르마이예 마을에서 쇼핑할 때 입을 옷이 필요했는데 운동복만 가져가서 그 점이 아쉬웠다.
7. 호텔이나 산장 실내에서 신을 실내화 꼭 챙기길......(쪼리 또는 크록스 정도)
8. 등산 및 트레일 러닝 운동을 많이 하신 분은 ‘트레킹화’ 한 켤레로 충분하겠지만 막상 경혐해보니 돌이 많은 너덜길이 구간이 많아서 어차피 뛰는 트레일러닝 안할거라면 ‘트레킹화’ 보다는 ‘경량등산화’를 추천함. (참고로 첫날과 마지막날만 트레일러닝화 신고 나머지 구간은 등산화 신었더니 발이 편안했음. 꾸르마이예에서 ‘호카카하2’ 구입해서 신음)
<여행사 측에 바라는 점>
1. 날씨 상황 등으로 일정 변경 충분히 이해하고 여행자를 인솔하는 책임자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의사소통의 과정이 없이 일방적인 현지가이드의 생각만을 강요하는 태도의 문제인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가서 다음 여행자들에게는 우리 팀에서 겪은 불편한 기억이 없기를 바래봅니다.
2. 카고백 사용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좀더 미리 안내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여행을 가보니
대부분 이런 트레킹 여행을 많이 해보신 분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굳이 카고백 안내를 안해도 모두 알아서 할 수 있었겠다 싶으니 안내가 늦었을 것 같은데, 솔직히 저와 언니는 이런 여행이 처음이라 여행 3~4일 전에 카고백 개념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들었을 때 많이 당황했다. 그 때부터 트레블백을 사서 준비하기에 빠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처럼 트레킹 여행이 진짜 처음인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카고백 개념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좀 더 미리 이루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