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서부 그랜드 서클 1 <윌리엄스> |
---|---|
작성자 | 서*도 |
작성일 | 2017.11.02 |
이번 여행은 미서부의 그랜드서클(Grand Circle)이다 그랜드서클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땐 뭐가 대단하길래 `Grand`란 단어를 사용하는지 의아해 했다
설명인즉슨 미국의 남서부에 위치한 Nevada, Arizona, Utah, New Mexico, Colorado 등 5개주에 위치한 국립공원인 그랜드 캐년, 캐년랜즈, 브라이스,자이언, 아치스 등을 연결하면 아래 사진에서처럼 커다란 원을 그리게 되기에 그랜드서클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401개나 되는 미국내 국립공원 중 이렇게 몇개만 연결해 그랜드서클이라 부르니 미국의 대륙적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조금은 알듯 하기도 하다 아무튼 큰 원호를 그리든 말든 난 좋은 것만 많이 볼 수 있으면 만족할 뿐이다
출발일이 근 열흘간 이어진 추석황금연휴의 시작인 9월 30일이었다 지난 2월 아프리카, 6월 노르웨이, 8월 캐나다를 다녀온 뒤끝이라 또 여행을 가고싶다는 생각은 그다지 없었다 미리 일찍 준비하지 않으면 항공기 좌석이 동이 났을 시기인데도 운이 좋게 황금연휴의 미국행 항공좌석이 생겨 떠나게 되었다
언제나 그랬지만 인천공항까지 가는 게 난제였다 추석연휴 예매로 인천공항행 항공기 및 KTX 좌석은 일찌감치 예약완료였다 그렇다면 버스를 타야하는데 피로도가 심한 버스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교통 수단이다
다행이 7시 출발의 인천공항행 아시아나항공편을 탈 수 있었는데 8시에 인천공항에 내리면 14 : 40 출발의 로스엔젤레스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무려 7시간의 공백이 생겼다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는 나의 성격에 난제가 아닐 수 없었기에 궁여지책을 찾아야만 했다
인천공항에 내려 환승구를 빠져나온 다음 시간을 보내기에 적절한 공간을 찾는다
나처럼 탑승시간이 많이 남은 경우 알아두면 좋는 것. 1. 탑승수속 후 : 인천공항의 경우 탑승구가 3층인데 게이트 11번과 43번 맞은 편 4층에 아늑하고 쉬기에 편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수면실, 샤워실, 무료인터넷, 휴게실, 환승호텔 등이 있어 취향에 따라 이용하면 편리할 것이다 2. 탑승수속 전 : 7번과 8번 게이트 앞 인천공항 교통센터 1층에 위치한 다락휴와 같은 캡슐호텔을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인데 요금은 삼 만원 안팎이다
< 수면실 >
난 곧장 환승호텔로 향했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고 새벽 일찍 나오느라 부족한 잠도 보충할 겸 한숨 푹 자야했고 무엇보다 옷을 벗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비용은 standard room의 경우 여섯 시간 이용에 66,550원이다
< 환승호텔 스탠다드룸 >
< 잠들기 전 >
맞춰놓은 alarm 시각에 일어나 점심부터 챙겨 먹는다 배가 불러야 잠도 잘 오고 장거리 비행에는 잠이 최고의 보약일 뿐더러 시차적응에도 좋다
LA에서 한국으로 올 때는 13시간이 걸리지만 LA로 갈 때는 10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기내에서 영화 몇 편 보고 서너 차례 쪽잠을 자며 주리를 틀다보니 LA에 도착한다 공항을 빠져나와 첫번 째 목적지인 그랜드 캐년 방향으로 이동한다
도중 인앤아웃(IN-N-OUT)에 들러 햄버그 점심을 먹는다 인앤아웃은 신선한 재료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곳에만 지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미서부에만 있고 동부지역에는 없다 한국에 맥도날드, 버그킹 등이 있지만 당연 인앤아웃 지점은 없다
선택 메뉴는 Double-Double과 콜라
potato chip이 아니라 potato fries 이다 맥도날드의 경우는 감자를 갈아 첨가물을 넣고 냉동보관 후 만든 것이기에 potato chip이다 반면 인앤아웃은 생감자 프라이다
시에라 네바다산맥과 로키산맥 사이에 위치한 모하비 사막 지대를 통과하여 LA에서 4시간 30분 거리의 중간 기착지 로풀린(Laughlin) 숙소로 향한다
로플린은 네바다주의 남쪽 끝부분에 위치한 도시이다 도시명은 1964년 이 지역 땅을 사들인 101개 카지노 소유의 거부였던 Don Laughlin에서 유래했다 차에서 내리니 사막지역 특유의 후끈함이 느껴지는 게 한국의 한여름 기온이다
Harrah`s Laughlin호텔은 콜로라도 강변에 자리잡았다 풀장에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일부 있을 뿐 사막기후의 더위 탓에 다른 야외활동은 어렵다 그러니 실내 카지노에 앉아 열심히 당기는 일밖에 할짓이 없을 것이다 카지노의 입지 조건은 당연 야외 활동이 불가능한 지역이라야 망하지 않고 성업이 될 것이다
미대륙은 땅덩어리만 넓은 게 아니다 피자 사이즈마저도 대륙적이어서 난 보는 순간 목구멍이 막혀 질식할 것만 같다
저녁 부페
치킨 조각이 우리나라 통닭 한 마리의 사이즈이다 제일 작은 닭다리 하나를 찾느라 후벼파듯 휘저어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아주 편안한 상태로 갬블링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에서 도박 중독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도박은 불법이라는 선입관이 머리에 박힌 사람에게 이들의 모습이 이질적일 수밖에 없다
이틀째 숙소 네바다주에서 콜로라도강을 넘어 그랜드 캐년이 있는 아리조나주로 넘어간다
콜로라도강, 유유히 흘러가는 이 물줄기가 내일 보게 될 그랜드 캐년을 만들기 위해 무자비한 힘을 발휘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 Route 66 >
첫날밤을 로플린에서 보낸 후 66번 도로가 통과하는 그랜드 캐년의 배후도시인 점심 시각쯤 Williams에 이른다 `Route 66`는 시카고에서 로스엔젤레스에 이르기까지 동서로 뻗은 3,940 km의 도로로 1926년 11월에 만들어졌다 서부개척 당시 이동의 주요통로였으며 팝송, TV쇼의 제목이 될 만큼 인기도 많았지만 현재는 정식 highway에서 제외되어 " Historic Route 66 " 로 남은 상태이다
Williams. 서부 개척 시대에 주요 관문이었던 마을로 현재는 Route 66 를 기념하는 관광지로 보존되고 있다
시가지는 아주 조그만한데 차량이 없고 말과 마차가 보였다면 서부영화에서 익히 보았을 풍광이다
윌리엄스 West Junction 식당
` Beware Pickpockets and Loose Woman ` 소매치기 조심이란 건 금방 알겠는데 loose woman이란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아 곁의 미국인한테 물어보니 대답은 않고 웃기만 한다 `prostitute이죠`라고 재차 물으니 고개만 끄덕인다 그렇다면 왜 조심해, 눈 크게 뜨고 찾아봐야지 !
윌리엄스에서 그랜드 캐년까지는 이동거리 1시간 남짓이다 21년 전 보았던 그랜드 캐년의 그때 모습을 과연 내가 알아볼 수 있을까? 곧 그랜드 캐년을 보게 된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며 이십일 년 전의 옛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 Sierra Neva Airways의 경비행기에 동승했던 사람들과 기장 >
1996년 8월 그랜드 캐년을 처음 방문했을 때 라스베가스에서 아주 작은 경비행기를 타고 갔었다 당시 난 부조종석에 앉았는데 후버댐 상공을 지날 때는 지형 특유의 강한 기류에 휩쓸리며 작은 비행기가 상하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는데 난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에 좋아라 하고 즐거워했지만 뒷좌석에 앉은 아내는 멀미로 꽤나 힘들어했었던 기억이 어제일처럼 생생하다
당시 윗사진을 찍었던 장소가 어디였을까, 과연 21년 전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까 ?.....
|
이전글 | 토롱라를 다녀온 후 |
---|---|
다음글 | 미서부 그랜드 서클 2 <그랜드 캐년 림 트레일> |